리뷰 Home | 웹진 | 리뷰

[리뷰] 락포트 테크놀로지 ATRIA - 락포트가 부르짖는 하이엔드 르네상스의 투혼

By Fullrange date 14-07-02 16:16 0 8,397

 
 






Rockport Technologies

 


언제부터인가 하이파이 또는 하이엔드라는 언어가 일반화되면서부터 오디오 메이커들은 그 언어에 익숙해지고 그 단어에 속박되어가며 오히려 창조적인 제품들을 고집스럽게 추구해 나가는 동력을 점차 상실해 나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속의 하이파이 레전드들, 예를 들어 마란츠의 번뜩이던 전성기과 매킨토시의 영광, 제임스 렌싱의 확고한 사운드 철학, 마크 레빈슨의 MLAS 시절 LNP 프리와 ML 시리즈 파워, 그리고 이후 첼로에 이르기까지 천재적인 몇몇 파이오니어들이 이끌어온 하이파이 사운드는 급기야 하이엔드라는 단어를 탄생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작금의 대부분의 하이파이, 하이엔드 메이커들은 어떤가 ? 자신들의 사운드 철학을 실현시키기 위한 타협 없는 설계와 제조, 가공 등에 대해 연구하보다는 대중들의 요구와 시대적 트렌드에 맞춘 마케팅 회의에 더욱 집중하는 메이커들도 많이 보인다. 과거에 누구도 흉내낼 수 없었던 고결하고 비타협적 신념으로 똘똘 뭉쳐 세상에 없던 오디오를 만들어내던 파이오니어들도 이젠 시대에 타협하며 무지랭이같은 기기를 만들어 연명하는 장면을 가끔 보기도 한다. 한편에선 일종의 추억팔이가 꽤 돈벌이도 활용되기도 한다. 물론 무수한 기술발전과 산학협동, 연구소들과의 연계 등으로 많은 기술적 발전이 있었으나 하이엔드라는 개념과는 조금 멀어져가는 것도 사실이다. 리뷰에서 너무 많이 언급해 지긋지긋할 수도 있겠지만 하이엔드라는 일부 명품과는 구별되어야 하는 일종의 태도(Attitude) 정도라고만 정의해두자. 가격과 상관 없는 Cost No Object 정신으로 제작자의 마음에 들 때까지 무한대로 성능을 확장시켜 끝장을 보겠다는 의지와 태도가 하이엔드라고 할 때 최근 필자가 주목하는 스피커 메이커는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다. YG 어쿠스틱, 마지코, 그리고 이번 지면에 소개할 락포트 테크놀로지가 그 중 하나이다. 



 



▲ 락포트 테크놀리지 대표 Andy Payor
 

락포트는 최근 디지털화 되어가는 오디오 컴포넌트와는 달리 굉장히 아날로그적인 설계와 제작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그들이 애초에 시리우스라는 턴테이블로부터 그 역사를 시작하고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아니, 다분히 아날로그적이라기 보다는 증폭된 전기 에너지를 소리 에너지로 변환하는 트랜스듀서 중에서도 가장 고난이도의 기술과 튜닝 능력을 필요로 하는 아날로그 턴테이블부터 오디오 제작에 뛰어들었다면 스피커 제작에 대한 기본은 이미 완벽하게 갖추고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다인오디오, 포컬, B&W 등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메이저 스피커 제조사처럼 대규모 자동 생산 공정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모든 캐비닛과 크로스오버 등 모든 것들을 일일이 수공으로 가공하면서 거의 결벽증적으로 사운드 퀄리티에 매달린 Andrew Payor 의 락포트는 바로 그러한 집념 덕분에 빠른 시일 내에 미국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의 반열에 올랐다. 스피커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락포트는 Mira, Mira Grand, Merak/Sheritan, Antares 등을 출시하며 현존하는 최고 수준의 트위터인 에소타와 덴마크 오디오 테크놀로지의 스카닝 베이스 드라이버를 커플링해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에 걸쳐 진행된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라인업 리노베이션에서는 스캔스픽의 베릴륨 트위터, 그리고 오디오 테크놀로지와의 공조를 통해 제작한 카본 드라이버를 커플링하고 있는 모습이다.








ATRIA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현재 라인업을 보면 Alya, Atria, Avior, Altair, Arrkis 등 총 다석 개 모델이 존재하는데 그 중 먼저 국내에 소개되었던 Avior를 처음 접했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눈앞에 선연하다. 본국에서는 거의 제짝처럼 매칭되곤 하는 VTL 레퍼런스 프리 TL7.5 III 와  Siegfried II 와의 조합은 꽉 찬 밀도감과 딥베이스에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는 끈기와 저력, 웅장한 스케일 등에 반해버렸다. 특히 포컬의 베릴륨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텍스쳐를 뽐내는 스캔스픽의 베릴륨 트위터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이후 Avior 의 성공적인 국내 런칭 이후 이번에 소개된 Atria 는 바로 Avior에서 베이스 우퍼 한발을 걷어내고 유닛과 캐비닛 사이즈를 다운사이징한 모델이다. 



 



▲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캐비닛 제작 광경


락포트는 스피커 시스템에 있어 음질적으로 가장 중요한 진동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바로 모노코크(monocoque) 방식의 인클로저 제작 방식이 그것으로 이 방식은 예를 들어 최근 에어(Ayre) 의 KX-R, MX-R 같은 앰프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어떤 조형물의 각 면을 따로 만들어 접합하는 방식이 아니라 통으로 깍거나 압출하는 식으로 만들어내는 것을 뜻한다. Atria 같은 경우도 락포트의 모든 스피커들이 그렇듯 인클로저의 큰 틀을 특수가공해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하고 이 틀을 기본으로 전,후면 배플과 하단 베이스를 부착해 제작되었다. 독보적인 모노코크 방식의 고밀도 인클로저에 4인치 정도의 굉장히 두터운 전면 배플, 그리고 어떤 면도 평행한 면이 보이지 않는 디자인 등은 락포트가 공진, 회절 등의 최소화를 위해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었다.



 



▲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특주 카본 샌드위치 우퍼


이렇게 만들어진 인클로저에 락포트가 채용한 드라이버는 오디오 테크놀리지와의 공동 제작이이지만 거의 락포트의 자체 개발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락포트가 많은 부분을 직접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겉으로 보기에 체크 무늬를 띄고 있는 미드레인지와 메이스 우퍼는 로하셀 콘을 고압, 고온(265F) 하에서 알루미늄 툴에 넣고 압착시킨 후 고탄성 카본 스킨을 입힌 것으로 기존에 어떤 드라이버보다 높은 성능을 자랑하고 있으며 락포트에서는 거의 혁명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Atria 는 Avior 에서 단지 우퍼 한 발만을 제거했으며 나머지는 9인치 카본 샌드위치 우퍼 한 발, 6인치 카본 샌드위치 미드레인지 한발, 그리고 1인치 스캔스픽 베릴륨 등 동일한 구성이다. 스케일이나 저역의 양감 면에서는 다운사이징 했으나 대역의 넓이, 특히 저역의 깊이에서는 약 3Hz 정도의 차이만 두었을 정도로 말 그대로 크기만 약간 축약시킨 형태다.

 

 


후면을 보면 싱글 와이어링 바인딩포스트로 마무리하고 있으며 상단에 포트가 마련되어 있어 저음 반사형 타입 설계임을 알 수 있다. 스피커의 심장인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평탄한 주파수 특성과 정확한 위상, 그룹 딜레이의 최소화 등에 최적화하는데 몰두했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PCB 타입에서 유발되는 일종의 기생효과(Parasitic Effect)를 피하기 위해 포인트 투 포인트 와이어링 방식을 채책했고 내부 부품은 캐드독 저항 등 모두 락포트를 위한 특주 부품들이며 1% 이하의 허용오차를 보이는 부품들만을 선별해서 사용했다. Atria 의 주파수 재생 대역은 저역은 28Hz 까지 내려가며 고역은 30kHz 까지 뻗는 광대역 커버리지를 갖는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으로 능률은 작아진 용적 덕에 형뻘인 Avior 보다 약간 낮아진 87.5dB/2.83V/m이다. 참고로 모든 락포트 스피커는 결벽증적인 락포트의 대표 Payor 의 굉장히 엄격한 QC 과정을 거쳐야만 출고된다고 한다. 자신들이 상정하고 대외적으로 발표한 주파수 응답특성과 어쿠스틱 측정치 등을 포함, 크로스오버 네트워크 튜닝에까지 Payor 본인지 직접 꼼꼼히 체크한 후 조금이라고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면 출고되지 못한다. 마치 조형 예술계의 장인이 만들어낸 수공 예술품을 연상케한다.



 




Listening



청음은 국내 최고 수준의 룸 어쿠스틱 환경을 자랑하는 GLV 의 메인 시청실에서 진행했다. 세팅 자체가 워낙 평균 이상으로 잘 되어 있었기에 별다른 트윅 없이 테스트할 수 있었다. 매칭에 동원한 기기들은 프리앰프로 VTL 의 TL7.5 III, 파워앰프는 에어(Ayre)의 MX-R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매칭했다. 디지털 소스기기로는 브라이스턴의 BDP-2 에 메트로놈 플래그쉽 DAC가 디지털 소스기기로 준비되었다. 또한 이번 리뷰는 디지털 소스기기가 아닌 아날로그 소스를 중심으로 테스트했는데 그 이유는 역회전 플래터 시스템으로 최근 하이엔드 턴테이블의 레퍼런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크로노스(Kronos) 턴테이블과 이미 오디오파일 사이에서는 아날로그 분야에서 최고의 위상에 올라 있는 웰 템퍼드(Well Tempered Lab)의 아마데우스(Amadeus) MKII 턴테이블이 세팅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각각 에어타이트(Air Tight)의 PC-1 카트리지, 다이나벡터의 KARAT 17D3 카트리지가 장착되어 있었고 포노앰프로는 VTL TP 6.5 와 옥타브(Octave)의 포노모듈이 동원되었다. 케이블로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내부 와이어링이 트랜스페어런트(Transparent)인 점을 감안 트렌스페어런트 레퍼런스 MM 스피커케이블을 매칭했고 이 외에 트렌스페어런트 포노케이블, 노도스트 오딘 인터, 시너지스틱 파워케이블 등도 함께 사용했다.

스피커 외에 앰프와 소스기기, 케이블까지 레퍼런스급으로 셑업된 시스템이기에 어쿠스틱 룸 환경 뿐 아니라 매칭 등에 있어 스피커의 능력을 뽑아내기엔 아주 이상적이었다. 일반적인 수입사 시청실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을만큼 뛰어난 환경이어서 음질 테스트에 있어 많은 장점이 있었다.
 


 


먼저 청취했었던 Avior를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지만 락포트 테크놀로지의 최근 벨리륨 트위터 + 카본 샌드위치 드라이버 구성의 신형 스피커들의 공통점이라면 그들만의 독보적인 사운드 텍스쳐의 매력이 넘실댄다는 것이다. 고역은 물론 중역을 지나 딥베이스까지 넘어가는 모든 구간에서 이제 완연히 자리 잡은 락포트만의 색깔로 선명하다. 예를 들어 최근 가장 많이 테스트했던 [Jazz At The Pawnshop] 의 ‘High Life' 에서는 타악 사운드가 굉장히 생동감 넘친다. 비브라폰 같은 경우는 넓은 홀을 채울 정도로 생기 넘치고 홀톤이 잘 잘아난다. 최근 본의 아니게 북쉘프 위주로 리뷰를 해온 터에 광대역 플로어스탠딩으로 듣는 이 녹음은 역시 스케일이 다르다. 녹음 특성상 80여석 정도의 작은 클럽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반적인 방에서 듣는 것보다는 라이브 녹음만의 넓고 뻥 뚫린 공간으로부터 오는 현장감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 Atria 는 당시 폰샵의 라이브 현장을 방불케하는 실사이즈의 무대를 펼쳐놓는다. 이러한 역할은 거의 트위터의 성능을 반증하는 지점으로 현장에서만 감지할 수 있는 각 악기의 질감과 여러 악기들의 음색이 뒤섞이며 펼쳐내는 화성이 쿼텟이라는 편성을 뛰어넘는 입체감과 현장감으로 표출된다. 스캔스픽의 베릴륨 트위터는 기존의 포컬 등에서 제작했던 베릴륨의 화려하고 뜨거운 열기를 일부 흡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스캔스픽의 과거 리블레이터 트위터의 밀도감과 고운 텍스쳐도 일부 담아내고 있다. 밸런스 자체는 거슬리는 피크나 딥이 없이 중립적인 편이지만 소리의 표면 자체엔 섹시하며 촉촉한 음결이 묻어나며 반대로 과거 스캔스픽보다 훨씬 더 확장된 광활한 스테이징을 펼쳐낸다.

 

 



▲ 스캔스픽 베릴륨 트위터


이어서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 에서는 어두운 적막 속, 뿌연 담배 연기를 뚫고 나오는 트럼펫 사운드의 끝 맛이 꽤 끈적하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고 해서 ATC 의 그것처럼 어둡진 않아 밝고 화사한 쪽에 가깝지만 흩날리는 소리가 아니라 심도가 높고 진한 트럼펫의 텍스쳐가 짖게 표현된다. 물론 크로노스 턴테이블과 에어타이트의 PC-1, 그리고 VTL 프리, 포노앰프의 조합에서 표출되는 성향이 포함되긴 하지만 그것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것이 이런 관악의 느낌은 얼마 전 락포트의 Avior 에서도 느꼈던 것이기 때문이다. 하이 테크놀로지와 농도 짖은 음색적 카리스마가 결합한 중,고역 사운드는 확실히 사람을 여러모도 강력하게 끌어당기는 면이 있다. 매끈하고 슬림하며 아주 밝고 화려한 면으로 승부하며 해상력과 음장 위주로만 호소하는 하이엔드 스피커들과는 괘를 달리하는 면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음악의 깊이가 느껴지게 만드는 끈끈하며 핵이 깊은 소리로 단순히 해상력과 음장만을 넓혀 놓는 방식이 아니라 깊이 있는 울림을 만들어낸다.

 

 


카를로스 클라이버 지휘의 베토벤 교향곡 5번에서는 비로소 대편성에서의 Atria 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왜 저역 제한이 없는 풀레인지(full range) 플로어스탠딩을 고집하게 되는지 보란 듯 증명해주는 레코딩이다. 이 레코딩에서 Atria 는 현재 하이엔드 스피커가 스테이징 측면에서 가져야할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특히 클라이막스로 치고 올라가는 부분에서의 관,현,타악의 일사불란한 총주는 짜릿하고 팽팽한 긴장감을 보인다. 그러나 총주의 파도가 지나가면 한차례 태풍 후 언제 그랬냐는 듯 개인 하늘처럼 살짝 소름 돋는 여운이 주위에 흐른다. 이 부분에서 에어(Ayre)의 MX-R 파워와 VTL 프리앰프의 매칭을 칭찬하고 싶다. 플로어스탠딩임에도 캐비닛 구조 등에서 오는 낮은 능률 덕에 걱정했지만 이 조합은 예상보다 훨씬 더 힘차게 Atria를 드라이빙했다. 총주에서도 전혀 무너지지 않았으며 특히 VTL 의 선연한 열기와 힘에 에어의 여유롭고 순도 높은 리니어리티, 홀톤이 빚어낸 우아한 예각을 그리면서도 종종 놀라운 한방을 쏟아내기도 했다.



 


피에르 몽퇴(Pierre Monteux)와 런던 심포니의 엘가 수수께끼 변주곡(Enigma Variation)은 이번 시청의 단연 하이라이트였다. 한 때 연극의 주제곡으로 처음 접했던 이 곡에서 Atria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에서는 플로어스탠딩이면서도 모니터 북쉘프에 뒤지지 않는 반응 속도, 약음과 강음의 완급조절이 굉장히 뛰어나다. 모노코크 구조에서 오는 캐비닛의 공진 제거 효과는 물론 스피드, 다이내믹스 면에서도 Avior 와 Atria 는 선례를 보여주고 있다. 락포트 Atria 는 YG 어쿠스틱, 매지코, 윌슨과는 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YG 어쿠스틱이 공간에 3D 이미징을 만들어 놓는 비범한 천재형이라면 매지코는 몇가지 공통되는 유닛과 공진 제거를 위한 노력들이 있으나 전대역, 특히 저역에 관해 훨씬 더 엄격하게 통제되어 있다. 반면 락포트는 매지코보다 저역 부분에 있어서 훨씬 더 슬램하고 헤비하면서 30Hz 이하의 가슴으로 밀려오는 저역을 가진다. 또한 아주 조용하고 잔잔하게 진행되는 소절은 물론 강력한 임팩트가 폭발하는 포르티시모 부분에서도 전혀 들뜨거나 소란스럽지 않다. 담대한 가운데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특별한 점은 여타 스피커에 비해 무엇보다 소릿결에 있어서만큼은 Atria 가 펼쳐내는 화려하고 촉촉하며 진한 텍스처가 다른 모든 것을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Competitions


계속되는 릴레이 청음 중에 윌슨오디오 사샤(Sasha)와의 비교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시키는 동시에 완벽한 재생음을 꿈꾸는 동일한 기치 아래 제작된 스피커이면서도 그 결과물에 대해선 굉장히 상이함을 보여주었다. 요컨대 단순히 기구적 완성도, 테크놀로지에서의 차이 뿐 아니라 현격하게 차별화된 각각의 사운드 세계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아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마일즈 데이비스의 ‘Kind Of Blue'를 Atria 로 들어본 후 잠시 후 사샤로 바꾸면 우선 중, 저역 양감이 증가하며 훨씬 더 풍만하고 두터운 이불의 푹신함 같은 인상을 받는다. 스테이징 면에서도 Atria 가 땅에 발을 단단히 딛고 밀착된 현장의 무대를 조망한다면 사샤는 스피커를 중심으로 무대를 사뿐히 허공에 두둥실 띄워놓는다. 오히려 현실의 무대보다 더 무대의 느낌을 가상 3D 공간에 펼쳐놓은 듯 하다. 
 


 


Atria 의 정체성은 소스기기의 비교에서도 정면이 아닌 측면에서의 비교에서 새로운 면모와 함께 드러난다. 크로노스 턴테이블과 에어타이트 PC-1 카트리지, 그리고 VTL 포노앰프로 청취 후 브라이스턴의 BDP-2를  동원해 들어본 딕 하이먼의 [From The Age of Swing] 앨범에서는 소스기기에 따라 Atria 가 얼마나 기민하게 반응하는지 알 수 있는데 BDP-2 로 변경했을 때의 사운드는 크로노스 턴테이블로 청취했을 경우보다 무대의 입체감, 포커싱, 약음 포착 등의 능력에 있어서는 퍼포먼스가 상승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크로노스로 청취시 느꼈던 중역의 끈끈하고 진한 밀도감, 잔잔한 여운 등은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아날로그 녹음만의 빛나는 매력이다. 소스기기의 성향과 퍼포먼스 차이에 따라 음색, 스테이징, 정보량과 해상력 등을 낱낱이 드러내주는 Atria 는 모든 소리를 미화시키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직하게만 토해내지 않는다. 다만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출한다. 참고로 최근 들어본 스피커 중에 볼륨 레벨에 따른 밸런스와 다이내믹스는 탁월했다. 이러한 부분에서 강자인 B&W 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니어필드 리스닝에서도 앰프의 성능이 따라준다면 낮은 볼륨에서도 토널 밸런스와 다이내믹스의 손실 없이 뛰어난 소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듀얼 역회전 플래터 시스템을 채용한 크로노스(Kronos) 턴테이블


이어서 [Jazz At The Pawnshop] 의 ‘High Life'를 브라이스턴 BDP-2 와 크로노스로 번갈아가면서 테스트해본 결과 [Swing]에서보다 훨씬 더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녹음 자체가 섬세하게 세팅된 공간이 아니고 작은 스테이지 안에서 자연스럽게 무대와 청중 모두에게 마이크를 설치해 진행한 것이어서 악기의 음색, 질감 표현에서 승부가 갈린다. 이 곡에서도 크로노스와 에어타이트 PC-1 의 아날로그 소스 시스템에서 관악의 밀도, 질감 표현 외에 자연스러운 인터플레이, 청중들과의 호흡 등 입체감 면에서도 압도적으로 뛰어나다. 이것은 소스기기의 우열도 있겠지만 아날로그 소스 자체의 차이에서 오는 면이 크다고 판단된다. LP가 원테크로 녹음한 현장의 소리라면 파일로 재생했던 'High Life' 는 각 악기를 멀티 채널로 녹음한 후 믹싱한 듯한 소리다. 악기 분리도, 정보량 등에서 우위였음에도 불구하고 본래의 스튜디오 마스터 소스가 많이 왜곡된 듯한 소리로 다가오며 각 녹음 간에 선명한 대비가 이루어졌다. 



 



▲ 브라이스턴 BDP-2


이는 Atria 의 매칭에 대한 고민을 이끌어낸다. 개인마다 취향에 따른 매칭의 폭은 넓게 두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소스기기나 앰프 매칭에 있어서 에어와 VTL, 크로노스에 이르기까지 현대적인 테크놀로지가 결합되었으나 아날로그의 감성이 듬뿍 담긴 하이브리드가 가장 커다란 만족감을 줄 소지가 많다고 보여졌다. 디지털 기술이 닦아놓은 반듯한 고속도로는 물론이며 울퉁불퉁한 그루브를 지나는 아날로그 신호에서도 Atria 는 미동도 없이 정숙한 주행을 해나갔다. 단순히 측정된 주파수 응답 특성을 넘어 기구적, 물리적 완성도에 있어서도 대단히 안정적이며 정숙한 면모를 보여주어 아날로그 소스 위주의 청음에서도 마음 편히 음악에 빠져들 수 있었다.

 






Conclusion



지난 20세기의 우리는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했으며 결코 공연한 힘자랑으로 대중을 선동하지 않았다. 우리가 대중에게 말한 그대로 실행에 옮겼으며 그 결과 이전 세대를 몇 단계고 발전시킬 위대한 것들을 만들어냈다. 수많은 과학적 진보를 일궈냈으며 불가능하리라 믿었던 문제들을 치유해나갔다. 신의 영역에 도전하며 불가능에 겁 없이 도전해 세상의 패러다임을 하루아침에 바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상업적인 것들, 정치적인 것들이 필요 이상으로 개입되면서 모든 것이 황폐해지기 시작했다. 최근 하이엔드라는 허울을 쓴 메이커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며 현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종종 들린다. 하이엔드 산업의 자기 검열과 자성은 20세기를 치열하게 살았던 파이오니어들이 쌓아놓은 자양분 뿐 아니라 그 태도로부터 시작되어야한다. 문제의 해결은 그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하듯. 그래서 락포트의 순수한 열정과 도전은 갈수록 가치가 빛난다. 수익 창출을 기업의 목적에서 제외한 메이커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락포트 테크놀로지는 애초에 단순한 돌벌이 수단이 아닌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엿보인다. 상업적인 바운더리 안에서 보면 락포트가 내놓는 스피커들은 대중적인 세일즈 포인트에서 멀어지며 마치 조형예술의 범주 안에 들어갈 조각품 같다는 인상이다. 하지만 전세계 여러 오디오파일들은 바로 이러한 순수한 열정, 어떤 부분에서는 마치 광인처럼 한 분야를 파고든 아티스트의 제품에 열광하고 있다. 이율배반적인 상징자본으로서의 하이엔드가 아니라 신념과 태도, 철학이 깃들 때 그것은 단순한 상품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다는 단순한 사실을 Atria 가 내게 상기시켜 주었다. 요컨대 Atria 에는 락포트가 부르짖는 하이엔드 르네상스의 투혼이 절실하게 담겨있다.



 

Rockport Atria SPECIFICATIONS  
   
Type Three-way, dynamic driver, floorstanding loudspeaker
Woofers 9” carbon fiber sandwich composite
Midrange 6” carbon fiber sandwich composite
Tweeter 1” beryllium dome
Internal wiring Transparent Audio
Dimension(HWD) 43.5” x 12.5” x 20”
Weight 150 lbs. each
Frequency Response 28-30Khz, -3db
Nominal Impedance 4 ohms
Sensitivity 87.5db spl/2.83v
Minimum amplification Power 50 watts
Price 29,000,000
Distributor GLV
Contact Number 02 2157 1501
Contact Website www.kophosound.co.kr/




 

http://www.fullrange.kr/ytboard/write.php?id=webzine_review2&page=1&sn1=&sn=off&ss=on&sc=on&sz=off&no=127&mode=modify


 

공유하기

댓글목록
(0)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mpany

대표자 : 서동인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304 에이치원bld 1층,b1층
TEL : 02.3446.5036 | FAX : 02. 3446.5039 | e-mail : fullrange.kr@gmail.com
사업자 등록번호 : 211-09-86203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2-서울강남-01307호

Copyright © FULLRANGE Co.,Ltd. All rights reserved.

Customer Center

02.3446.5036

TIME : 10:00 ~ 18:00

A/S

찾기 힘들었던 수입사 연락처 및 A/S센터 연락처를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수입사 및 A/S센터 연락처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