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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디스커버리호, 스피커 진보의 궤적을 집대성하다 - 윌슨 베네시(Wilson benesch) 디스커버리(Discovery)

By Fullrange date 15-03-27 16:11 0 6,809



 

한동안 북셀프 스피커를 차례차례 섭렵해나가며 각 모델의 장점과 단점들을 일목요연하게 프로파일링 하던 때가 있었다. 스탠드 위에 올려놓고 듣는 북셀프는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다. 물론 플로어스탠딩의 커다란 다이내믹스와 광대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북셀프만의 빠른 반응과 핀 포인트 포커싱 등 플로어스탠딩이 따라잡기 어려운 면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요즘 출시되는 플로어스탠딩은 알루미늄 캐비닛과 공진 제어, 각 유닛이 담기는 캐비닛의 분리를 통해 고성능 소형 미니 모니터의 장점까지도 흡수하고 있어 놀랍다.

그런데 윌슨 베네시의 Discovery 는 반대에 놓여있는 경우다. 언뜻 보았을 때 이 스피커는 북셀프처럼 보이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북셀프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북셀프라는 애초의 정의와는 조금 빗나간 컨셉의 스피커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후 Discovery 는 플로어스탠딩과 진배없는 모니터 스피커의 대표적인 개척자로서 평가받기에 이른다. 과연 왜 이런 괴물 같은 스피커를 만든 것인지 그 속내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들은 여러 방면에서의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진보해왔다. 그런 과정에서 드라이버는 다이내믹 드라이버, 리본 드라이버, 풀레인지 또는 동축 드라이버 등으로 각자 일가를 이루었고, 인클로저 부문은 그 재질이 엄청나게 다양해졌다. 인클로저의 설계에 따라서도 가장 흔한 베이스 리플렉스 로딩, 무한 배플 로딩, 트랜스 미션라인 로딩 등 그 로딩 방식이 제 각각으로 나뉘어 발전한다.

한편 현대 하이파이 스피커의 방향은 시대가 바뀔수록 작은 사이즈에 공진을 줄여 통울림을 억제하는 쪽으로 진보해나갔다. 보다 왜곡이 적고 보다 더 선명하며 전 대역에 걸쳐 높은 해상력을 요구했다. 단연 드라이브 유닛의 발전은 이러한 진보적인 방향을 든든히 뒷받침해주는 중요한 지원군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클로저 설계와 로딩 방식, 캐비닛의 소재 등은 스피커 제조 메이커의 몫이었다.
 




 

윌슨 베네시는 이러한 면에서 볼 때 현대 하이파이 스피커의 진보에 상당히 커다란 역할을 해온 메이커이다. 작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윌슨 베네시는 새롭게 출시한 Endeavour 북셀프에 대한 내용과 함께 자사의 현재 모습에 대해 간단한 브리핑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무려 25만 파운드짜리 CNC 머신을 비롯하여 에어 컴프레서와 카본 파이버 가공 장비 등 작년 한 해 많은 설비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더불어 직원이 두 배로 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많은 하이엔드 메이커들이 공방 정도의 규모에서 독자적인 설계의 뛰어난 스피커를 제조해 전 세계에 소량만을 공급하는 현재 상황에서 볼 때 윌슨 베네시만큼 풍부한 시설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R&D 가 이루어지는 스피커메이커는 흔치 않다. 이러한 제반 여건 덕에 윌슨 베네시는 카본 섬유의 활용은 물론 스피커 인클로저 구조와 소재 등의 분야에서 혁혁한 진보를 이루어왔다.



 

 
 

▲ AMRC  

윌슨 베네시에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AMP(Advanced Manufacturing Park) 그리고 AMRC(Advanced Manufacturing Research Center) 등은 그러한 반증과 같은 것이다. 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항공우수, 자동차, 핵 관련 장비 제조에 대한 R&D 가 이루어지는 이곳에 윌슨 베네시의 연구 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롤스로이스의 제트엔진 티타늄 가공 기법 등에서 얻은 테크놀로지를 흡수하는 등 윌슨 베네시는 일반적인 군소 오디오메이커로서는 꿈꾸기 힘든 규모의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현대 하이엔드의 소형화, 무공진, 광대역의 스피커를 개발해내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스피커 중 하나가 바로 Discovery 다. 애크러배틱한 디자인에서부터 심상치 않은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Discovery를 소재에 대한 부분에서 짚어보면 카본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윌슨 베네시의 대표적인 히트 모델이자 북셀프인 ARC 와 윌슨 베네시의 심장과도 같은 A.C.T. 그리고 기함 Chimera 등이 포진해있는 차상위 플래그십 라인업 Odyssey 레인지에 속한 Discovery 는 그 중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스피커다.
 




 

그러나 단순히 극도의 강력한 강도와 낮은 질량의 카본, 그리고 스탠딩 웨이브를 최소화한 커브형 디자인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언뜻 보기에 북셀프이지만 이 스피커를 받치고 있는 스탠드는 상단 스피커와 분리되는 액세서리가 아니라 스피커의 일부로서 기능하며 실제로 분리해서 사용하면 안된다. 북셀프와 플로어스탠딩 등 일반적인 스피커 구분법과 견해로써 설명하기엔 Discovery 의 음향과 스피커 캐비닛에 대한 접근은 독보적이다.

내부 설계를 보면 더욱 독특하다. 챔버 내부는 두 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전면에 보이는 트위터와 미드 베이스 외에 두 개의 유닛이 추가로 탑재되어 있다. 다름 아닌 아이소배릭 방식으로 저역 재생 시스템을 마련해 놓은 것이다. 따라선 전면의 미드 베이스처럼 보이는 유닛은 미드레인지 담당 유닛으로 작동한다.
 




 

고역은 1인치 소프트 돔으로 윌슨 베네시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Specific 트위터가 담당한다. 그리고 미드 레인지 역시 윌슨 베네시의 자랑 중 하나인 자체 개발 7인치 Tactic 드라이버가 적용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를 바라보면 보이는 하단엔 총 두 개의 7인치 Tactic 드라이버가 총 두 개 탑재되어 저역을 담당한다. 이로써 완성된 Discovery 는 윌슨 베네시의 설명에 따르면 2.5웨이 아이소배릭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다. 대역 커버리지는 +- 2dB 조건에서 저역은 45Hz, 고역은 24kHz 까지 이르는데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500Hz 와 5kHz 두 지점에 형성시켜놓고 있다.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선별한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와 공심 코일 등 고 퀄리티 부품만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내부 배선 또한 밀리터리 스펙의 은도금 동선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후면의 바인딩포스트는 로듐 단자를 채용해 신호 전송 효율을 최대화하고 있다. 바인딩포스트는 바이와이어링까지 대응하는 타입으로 위 아래에 각 대역을 담당하는 단자가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는 모습이다. 하단에 포트가 두 개씩 설치되어 있는 구조로 공간을 꽤 많이 타는 스피커이니 필히 어쿠스틱 룸 튜닝과 배치에 신경써줄 필요가 있다.
 




 

Discovery 의 공칭 임피던스는 6옴이며 낮게 떨어져도 최소 4옴이며 능률은 88dB(2.83V/1m) 정도로 오디세이 전 라인업의 모든 스피커들과 동일하다. 그러나 Discovery는 개당 26Kg 의 무게를 자랑하는 대형 모니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Discovery 의 최종 모습은 이 모델이 처음 출시된 당시는 물론 현재의 시점에서도 현대 하이엔드의 미래를 제시한 컨셉이다. 공진과 캐비닛 착색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본을 사용했으며 넓은 대역을 커버하되 그 사이즈를 최소화하는 한 편 절대 크기에 구애받지 않는 높은 광대역과 다이내믹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7인치 우퍼를 무려 2개씩 투입, 아이소배릭 로딩을 도입해 비슷한 사이즈의 그 어떤 스피커도 다다를 수 없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얻어내고 있다.

오디오파일 입장에서는 광대역에 높은 다이내믹 레인지를 소화하는 스피커 형태로 플로어스탠딩을 선택하지 않고 왜 스탠드 마운트형 스피커를 선택했는지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제작자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제작 예산을 두고 캐비닛 면적은 줄이되 그 소재를 더 좋은 것으로 사용하는 것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또한 스탠드마운트이되 절대로 대역 커버리지와 다이내믹레인지에서 희생을 줄이기 위해 아이소배릭이라는 탁월한 설계 기법을 활용하면 북셀프의 빠른 반응과 탁월한 포커싱 능력은 물론 플로어스탠딩의 장점까지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스피커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윌슨 베네시는 진보된 소재 과학과 캐비닛 제조 기법 그리고 로딩 방식의 구현 등에 있어 높은 기술력이 있었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Discovery 에 모두 녹여낸 것이다.
 




 

테스트를 위해서 네트워크 스트리머이자 프리앰프인 린데만 뮤직북 25 그리고고 동사의 뮤직북 50 파워앰프를 매칭해 테스트했다. 독자적인 UCD 테크놀로지를 탑재한 디스크리트 써킷을 채용해 D클래스 증폭으로 채널당 100와트 출력을 내주는 뮤직북 50 파워앰프는 예상 외로 Discovery를 어르고 달랬다. 빌 에반스(Bill Evans)의 'Waltz for Debby'를 들어보면 베이시스트 스콧 라바로의 베이스가 좌측에서 시작되어 우측에서 피아노가 홀연 등장하더니 이후 드럼파트가 가세되며 리듬미컬한 피아노 트리오의 인터플레이가 시작한다.

일반적인 소파보다는 약간 높은 청취위치에서 들을 때 음상이 조금 내려오면 정확히 잡힌다. 현장의무대를 그대로 옮겨온 듯 시원시원한 무대와 크게 그려나가는 매크로 다이내믹스가 온 몸을 휘감는다. 과거에도 느꼈지만 Discovery 의 다이내믹 레인지와 스케일은 북셀프라는 단어를 무색케 한다. 그만큼 광활한 스테이징과 바닥을 두드리는 저역이 돋보인다.





 
 
이어 배드 플러스(Bad Plus)의 ‘Smells like teen spirit'을 들어보면 우측에서 시종일관 바닥을 기어 다니는 베이스 사운드의 깊이가 대형 플로어스탠딩의 그것은 연상시킨다. 그러나 무엇보다 빠른 반응속도를 수반한 저역이라는 것이 돋보인다. 단순히 큰 덩어리 형태로 흐릿하게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커다란 임팩트를 가지면서도 탁월한 저역 포착 능력을 기반으로 뚜렷하게 짚고 넘어간다. 핵이 뚜렷하면서도 커다란 스케일과 펀치력의 저역은 특히 이러한 재즈 레코딩에서 자신의 장기를 드러낸다.

여기에서 린데만 뮤직북 50의 사이즈와 저역 핸들링 능력이 돋보이는데 7인치 택틱 드라이버 두 발로 이우러진 아이소배릭 방식 저역 시스템을 현실적으로 핸들링한다. 포스트 밥 재즈에서의 변칙적인 리듬과 변화에 대응하는 다이내믹스, 리듬&페이스 등은 인정할만 한 것이다. 한편 드럼, 피아노, 베이스의 리듬이 엇갈리며 펼쳐내는 긴장감 넘치는 인터플레이에서 Discovery 는 전혀 힘들이지 않고 팽팽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으며 능수능란하게 현장의 그것을 공간에 펼쳐놓는다.
 



 
 

시청 룸에서의 세팅은 뒷벽으로부터 2미터, 양 옆 벽으로부터 2미터, 그리고 청취거리는 약 4미터 정도 거리 정도다. 스피커 사이즈로 보면 충분히 넉넉한 세팅이라고 생각했지만 Discovery 의 스케일과 특히 풍성하고 커다란 사이즈의 저역 에너지감은 말러 교향곡에서 공간을 넘어선다.
두다멜의 말러 5번 재생 중 타악과 관악 등 수많은 악기 군이 총주로 밀어붙이는 광경을 보면 Discovery 가 커버할 수 있는 공간은 이보다 더 큰 공간에서도 충분해보인다.


카본 소재와 자체 제작한 유닛들의 순정 조합 등으로 자체적인 착색을 거의 없어 보이지만 세팅에 따라 미세한 중역대 표정 변화가 포착된다. 다만 전체적인 토널 밸런스는 모범적이며 특히 각 악기들이 갖는 고유의 질감을 제대로 포착해낸다. 또한 펼쳐내는 스테이징은 스피커 양 옆 사이즈까지 뒤덮어버리면서 실사이즈에 가까운 전 후 레이어링을 만들어낸다. 음색 자체로 승부하는 스피커가 아니라 실제 연주회장의 그것을 최대한 동일하게 그러나 저역에서는 오히려 좀 더 임팩트 있게 들려주는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과거 Discovery 가 출시되었을 때의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토템, ATC 등 고성능 미니 모니터가 있었지만 Discovery 는 그 모든 것을 또 한 번 뒤엎고 나타난 거함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한참이 지난 현재에도 Discovery 는 마치 당시에 현재의 하이엔드 스피커 형태를 예견한 듯한 디자인과 설계에 있다. 때문에 몇 가지 부분에서의 미세한 수정과 업그레이드를 통해 오랫동안 단종 되지 않고 라인업이 굳건히 유지되어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참고로 뮤직북 50 파워앰프로도 저역 핸들링에 커다란 약점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더 높은 출력과 전원부가 투입된 앰프가 매칭된다면 더 높은 퍼포먼스의 올라운드 스피커로 제값을 톡톡히 하는 스피커다. 같은 라인이라면 뮤직북 55 또는 코드, 골드문트 등 빠른 반응과 높은 댐핑을 통해 아이소배릭의 잠재력을 극단까지 이끌어낸다면 한 동안 다른 스피커는 쳐다보지 않게 될 것이다. 요컨대 Discovery 는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의 소재 연구와 로딩 역학 연구 그리고 그 진보의 궤적을 집대성한 ‘작품’이다.
 



Specifications.
Driver Units 1 x 170mm (7”) WB Tactic mid range unit.
2 x 170mm (7”) WB Tactic Isobaric Drive bass unit.
1 x 25mm (1”) Soft dome, hand painted silk, ultra linear WB
Freq. Response 45Hz - 24kHz +- 2dB on axis
Sensitivity 88dB spl (2.83V/1m)
Impedance 6 Ohms Nom / 4 Ohms Min.
Crossover Freq. 500Hz / 5kHz
WHD 1100 x 230 x 370 (mm)
Internal Volume 15L
Weight 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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