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에소텍에 최적화된 액티브 스피커의 완성

다인오디오의 에소타 트위터가 등장한 시기가 10여 년쯤 전이었을까? 당시 수많은 실크돔 트위터 중에서 에소타(Esotar)는 단연 최고로 평가 받는 실크돔 트위터로, 다인오디오라는 브랜드를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 시켰다. 물론 가격도 가격이었지만 특유의 정숙성과 묘한 매력을 가진 고역은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선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다인에서는 곧이어 에소타의 염가형이라지만 뛰어난 성능에 가격적인 메리트까지 겸비한 에소텍(Esotec) 트위터 및 우퍼를 내놓기에 이른다. 필자도 당시 포커스(Focus) 110이라는 북셀프를 들여서 한동안 운용해본 기억이 있었는데 선명하면서도 깊이가 느껴지는 고역과 빠른 반응성과 타격감을 보여주는 저역으로 다인오디오에 대한 인상을 뇌리에 깊이 박아놓기에 충분했다.

이때부터였던가? 에소텍 유닛에 대한 믿음 내지 사랑은 당시 다인오디오에 대한 기억이 질감이나 뉘앙스가 좋은 이미지의 브랜드에서 현대적인 퍼포먼스가 최대치에 도달한, 빠른 비트를 구사하는 이라는 이미지로 옮겨가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이후로 다인의 DM시리즈나 익사이트(Excite), 쎄오(Xeo)등을 몇 차례 들어보았지만 각기 장점은 있었지만 예전 포커스 110에서 느꼈던 그런 쾌감은 좀 부족했었던 것 같다.

그러다 포커스 200XD 를 듣고는 바로 느낌이 왔다. 예전 포커스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은, 누구나 들어보면 수긍할 수 밖에 없는 보편적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 포커스 라인이 액티브 스피커로 재 탄생한 것이다.

   

예전 잘 알고 지내는 지인이 다인오디오의 액티브 스피커인 쎄오의 소리를 다인의 스피커에 가장 적절한 앰프와 주변 기기를 물려서 나는 소리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나는 그 말을 포커스 200XD 에 하고 싶다. 에소텍 드라이버에 가장 잘 맞는 앰프와 DAC를 매칭한 소리, 엑티브 스피커로 간략화 하기 위해 타협한 것이 아닌 최고의 소리를 뽑아내기 위한 레퍼런스 조합이 포커스200 XD 인 것이다.

   

무선 액티브 스피커라는 제품의 형식 때문인지 쎄오가 머릿속 한켠을 맴도는데 포커스  200 XD는 에소텍 드라이버를 사용한다는 것만으로도 확실한 상급기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쎄오 시리즈에서 위로 볼록 솟아나와 있던 트랜스미터는 인클로져 안으로 감춰지고 모서리의 LED로 작동이 표시되어 더욱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며 하이그로시 화이트와 블랙을 포함한 4가지 마감의 옵션을 제공한다.

      ​  

 DSP심장을 탑재한 무선 액티브 스피커의 레퍼런스를 엿보다   

내부를 보면 트위터와 우퍼를 각각 150W의 앰프로 구동을 하는 멀티앰핑 방식을 사용했다. 또한 각 앰프에 전달되는 신호는 크로스오버의 액티브 DSP 필터를 통해 전달되며 필터 왜곡이 제로에 가까운 FIR필터를 사용해서 스피커 유닛에 맞는 최적의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이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크로스오버에 비해 신호 왜곡이 줄어들 뿐 아니라 위상 특성 문제없이 정밀하게 각 유닛의 특성에 맞는 크로스오버를 제작할 수 있어 린(Linn)이나 메르디안(merdian)같은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후면을 보면 입력감도를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 및 고역 조절 스위치, 스피커 위치에 따라 저역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노브, 주 입력을 받을 스피커를 설정하는 마스터/슬레이브 스위치 등이 있어 간편한 사용을 추구하는 쎄오 보다는 좀 더 세밀한 설정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입력은 아날로그 RCA 입력을 양 스피커에 연결하거나 SPDIF 동축 케이블을 한쪽 스피커에 연결해서 무선으로 다른 스피커로 연결하는 방법과 별매로 판매되는 허브를 구매해서 쎄오처럼 두 스피커를 무선으로 운용하는 방법이 있다.

동축으로 스피커를 연결해서 들어본 바 RCA연결보다는 SPDIF를 통해 디지털 전송을 하는 쪽이 DAC를 따로 거치지 않으므로 음질이 좀 더 유리해 보였는데 좋은 DAC가 있다면 RCA연결을 통해 DAC를 거친 것과 거치지 않은 것을 비교해보며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 하다.

   

각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가 손에 잡힐듯한 입체감  

쎄오가 무선 액티브 스피커의 활용과 보급에 중점을 둔 제품이라면 본 제품은 본격 하이파이용 무선 액티브 스피커라 할 수 있다. 본 제품을 청음시에 SPDIF 아웃단자를 통해 동축 케이블을 연결하여 청음을 하였는데 아날로그 변환 없이 최종 출력단까지 디지털로 전송되는 덕분인지 해상도나 정보량, 다이내믹이 정말 대단했다. 또한 DSP프로세싱의 덕분에 대역간의 이음매 없이 고역부터 저역까지의 자연스러운 재생음을 보여주며 각 유닛 별로 150와트의 앰프가 만들어내는 다이내믹은 기존 포커스 시리즈의 잠재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렸다고 평가 받기에 충분하다.      

뛰어난 다이내믹과 정보량이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각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손에 잡힐 듯 입체감 있게 전달하며 리듬의 페이즈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낸다. 사운드 스테이지는 넓게 펼쳐지는 느낌은 아니지만 각 악기의 묘사가 매우 훌륭하고 포커싱이 좋아 아쉬움이 생길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솔직히 포커스 급으로 분류되는 게 맞을지 의문조차 들만한 소리이다.

들어보기

​
Barry Harris - I Love Lucy

자연스러운 홀에서의 레코딩으로 공간감과 함께 드럼의 다이내믹과 각 파트간의 밸런스를 파악하기 좋아 자주 듣는 음반이다. 초반의 연주자들의 소개와 주변 환경음이 적당히 얼버무리는 느낌 없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재생해주는데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를 순간 옆에 누가 와있는지 알았을 정도로 해상력과 정보량이 뛰어나다. 피아노 소리 역시 정확한 피치로 고유의 따듯한 느낌과 선명한 울림이 잘 어우러져 흠잡을 때 없다.  

드럼의 속주가 시작되자 베이스 드럼의 낮은 저역부터 탐탐까지 이어지는 다이내믹스는 연주자의 열기와 표정이 보이는 듯 빠른 속도감을 이어나가며 쳐지거나 퍼짐 없이 단단하고 자연스럽게 그려나간다. 중도적인 저역의 양감이나 해상력 스피드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아소토 유니온 - Think About‘ Chu

드럼을 맡은 김반장의 독특한 목소리의 허스키함과 몽롱한 느낌이 고해상도 대화면 TV를 보는 듯 목소리의 디테일을 남김없이 표현해준다. 저역은 통통 튀는 듯 한 느낌이 들 정도로 끊임이 분명하고 절제된 느낌의 하이헷과 함께 전체적인 박자를 이끌어간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일렉기타의 소리는 마치 손에 잡힐 듯 동글동글한 입체감을 보여주며 보컬과 악기 하나하나가 정물 풍경화의 한 장면처럼 전체적인 음악속에서 각각의 입체감과 색깔을 뚜렷이 드러낸다.

Zubin Mehta - Mahler Symphony 2-1

초반의 바이올린의 합주나 점차 긴장을 고조해가며 이끌어가는 총주는 부족함을 찾기 힘들다. 질감의 제왕이라는 다인의 유닛에 뛰어난 다이내믹스가 합쳐져 버리니 그냥 이 자체로 레퍼런스라 불러도 손색없는 소리다. 다만 심벌의 금속적인 광채는 조금 아쉬운 느낌은 있지만 실크돔임을 감안해야 한다. 곡의 중간부분의 격한 긴장이 해소되며 여유롭게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는 다인 특유의 유려함이 어깨에 힘을 빼게 만들며 팀파니의 낮은 저역은 청자와 스피커 사이의 공간을 마치 안개가 내리 깔리듯 채운다.

성향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성능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들으면 들을수록 놀라운 스피커이다. 잘 만들어진 디지털 처리부와 엑티브 크로스오버, 여유로운 구동력의 앰프와 빠른 풋워크를 보여주는 스피커 유닛이 만나 만들어내는 사운드는 가히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쎄오가 오디오 애호가들이 편안히 음악감상을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본 제품은 청자를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몰입감으로 몰아간다. 필자는 아마 본 포커스 XD가 새로운 디지털 액티브 스피커의 서막을 여는 제품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마 포커스 XD 200을 들어볼 기회가 있다면 자신의 메인 시스템과 비교해보기 바란다. 실크돔에서 느껴지는 성향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본 스피커의 성능은 당신의 닫힌 마음을 열기에 충분하다. 직접 들어본다면 기술의 진보가 이렇게 쉽고 간편한 구성으로 이 정도까지의 소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필자와 같이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
Specific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