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Home | 웹진 | 리뷰

하이엔드에 대한 코디아의 대답 - CODIA AIR mk2

By 나는나 date 15-09-02 17:43 4 9,378


1982280254_oT4udlPw_79db6f86dfd36ef8da96a8cb831df05a87cd995e.jpg




     1982280254_zw9fEjm8_857034dbe7576b5b9d1585ad71b28cfd63722c4e.jpg


기본적으로 필자는 모렐의 유닛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넓게 보면 전체 유닛간의 일체감으로, 작게 보자면 미드베이스 유닛의 뛰어난 광대역 표현력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 성능에 대한 신뢰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감촉을 선사하는 매력적인 음색을 지니고 있다는 게 더 큰 선호의 이유이다. 얼핏 평범해 보이는 모렐의 유닛은 흔히 중역대라고 말하는 70Hz~2KHz 부근에서의 표현이 상당히 적극적이고, 소스의 본질을 꿰뚫는다고나 할까? 녹음에 들어있는 원래의 메시지를 이해하고 어필하는 듯한 표현을 해주곤 한다. 연예인 기질이 아니라 고충실도의 음색을 지녔다.

약 6개월 이상 사용했던 이글스톤 웍스의 스텔라1 같은 제품은 여전히 필자의 애청제품 리스트에 남아 있다. 마감이 다소 부실하지만 않았으면 여전히 방출되지 않고 있었을 것이다. 모렐을 가장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안드라는 대역의 구성이 확장되면서 구간별 비중이 조금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모렐풍의 적극적인 미드레인지를 들려주는 대표적인 제품이다.

참고로 이들 미드베이스는 모두 크로스오버를 적용하지 않고 유닛이 반응하는 전 구간을 감쇄시키지 않고 그대로 울리도록 제작한 제품들이다.



1982280254_3F8LOWpx_b795624803cceb5a9e0f3e7108294520cf32873e.jpg

 

캐비닛을 가리는 모렐

코디아의 스피커를 대면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이 모렐의 유닛 디자인들인데, 특히 미드베이스 콘은 얼마 전 케블러를 연상시키는 직조한 패턴의 카본코팅 마감으로 업그레이드되어 더욱 눈에 뜨인다. 모렐 유닛들은 일반적으로 발열특성과 내구성이 뛰어나서 다양한 영역에 사용되고 있는데, 하이파이적인 품질을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인클로저의 설계로 보인다. 그 점에서 이글스턴이 제작한 제품들과 모렐의 자사 스피커들이 노선을 달리한다. 예컨대 미드베이스의 자연스러운 음의 방사를 위해서는 인클로저 자체가 견고하고 공진이 적어야 하며 인클로저에 타이트하게 밀착시켜 장착시켜야 한다.

이상과 같은 모렐 유닛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만든 스피커는 아직까지는 이글스턴과 WEGG3 두 개 회사(사실상 동일인이 제작) 이외에는 그리 인상적인 제품이 없었다. 그래서 모렐이 주로 개별 유닛으로의 사용을 극대화한 극장 시스템이나 카오디오에서 알려지게 된 건 개연성이 있는 현상으로 보인다. 여하튼 모렐을 장착해서 잘 만든 스피커를 제작하는 일은 좀더 입체적인 이해가 필요한 작업이고 그 결과물이 좋다면 그 제작노하우를 짐작케 한다. 




1982280254_8A0QV9iX_78e0a05ac6582b8d4432d8282df1b7c642c41681.jpg
 

코디아 스타일

지난 봄 오디오쇼 행사장에서의 코디아는 스피커를 중심으로 한 일종의 코히어런스 스타일이 정착한 브랜드로 보였다. 밝은 메이플 칼라 톤의 목재 하이엔드 인테리어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코디아는 오디오쇼에서 지속적으로 제품을 소개해왔는데 하이엔드 랙과 룸 튜닝재, 스파이크 슈즈와 헤드폰 스탠드 등으로 브랜드 밸류를 확장시켜 왔다고 할 수 있다. 이 카테고리를 나열만 해놓아도 대략 코디아는 진동과 음향에 특화된 전문브랜드라는 걸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약 5년 정도의 히스토리를 가진 동사의 실제 제품을 보면 성능을 논하기 이전에 뛰어난 디자인 감각이 발휘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전 정보없이 이미지로만 접해왔던 필자 또한 코디아가 스칸디나비아 어딘가에서 제작되는 제품인 줄 알았으니까 말이다.

코디아의 이런 히스토리와 브랜드 컨셉이 스피커제조로 이어진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결과로 보인다. 어떤 경로와 제안들을 거쳐서 스피커제작으로 이어졌는지는 모르지만, 진동에 대한 개념과 나무를 다루는 기술, 그리고 오디오파일들의 마음을 읽어내려 온 듯한 디자인 감각에서 코디아의 스피커는 소위 ‘절반을 먹고’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디자인만으로 우선 판단해 본다면 필자가 알고 있는 유사 디자인의 북유럽제 스피커와 비교해서 비슷한 수준, 혹은 이상이라고도 할 수 있어 보인다. 제품을 한참 들여다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소리만 좋으면 딱인데...’ 


 1982280254_yhwBvsRl_808052b95616525742a0dfdeca5aca328d97c841.jpg 

 

에어 mk2 디자인

이번에 청음한 코디아의 에어(Air) mk2는 새틴 블랙이라고 칭하는 흔치 않은 블랙 무광 마감으로 제작되어 있다. 버전 1, 그리고 올 봄에 발표된 것으로 알고 있는 버전 2도 처음엔 목질을 그대로 노출시켜 코팅한 자작나무 재질의 적층 디자인으로 제작되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제품은 그 위에 블랙 래커 도장처리한 에어 mk2의 새로운 마감 버전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전술했듯이, 에어 mk2는 모렐의 최신 유닛들을 사용해서 제작되었다. 특히 버전 3의 안드라에서 익숙한 6인치의 슈프림(SCW636) 카본 우퍼와 1.1인치의 패브릭 돔(ST1108)을 사용하고 있다. 유닛의 품번이나 특징보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이들 유닛이 대역과 무관하게 모두 6개 지점에 걸쳐 촘촘히 볼트를 조여서 부착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스피커 제조사가 임의로 디자인한 게 아니라 처음부터 모렐에서 그렇게 제작한 제품이다. 이런 디자인의 의미는 스피커의 진동이 크다거나 같은 진동에서도 정확히 작동하도록 제작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그릴을 사용하지 않고 콘을 보호하는 전용 바를 사용하고 있는데, 트위터에 사용한 삼각대 모양은 익숙하지만 우퍼를 가로지는 두 개의 그릴 같은 막대는 독특한 인상을 준다. YG 어쿠스틱스의 상위 제품들이 우퍼 앞에 한 개의 막대를 사용한 경우가 기억나긴 한다.


1982280254_uGVxTKna_691e0c362ee25af74ddd43d0c0f4996e84e7ff34.jpg


에어 mk2는 뒤로 살짝 기울어져 있다. 오디오파일들이 이해하고 있는 대로, 타임 도메인 응답에 따른 위상일치 기반 디자인이다. 적층구조의 캐비닛 두께가 약 3.5센티미터. 시청 이전, 그리고 시청 중에 제품을 만져보면 매우 두꺼운 재질로 만든 것처럼 내부 공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전용 스탠드에 올려져 있다는 점이 눈에 뜨이는데, 개인적으로는 모렐 유닛 다음으로 눈에 들어오는 게 바로 이 스탠드였다. ‘이게 어느 회사 스탠드인가?’라며 가까이에서 확인해보니 자사에서 제작한 전용 스탠드였다. 번외의 사안이지만, 이 스탠드의 품질은 상당히 뛰어나다.

슬림한 싱글 기둥으로 올라오면서 이렇게 육중하고 견고한 제품이 있었던가? 거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기둥 속에 모래나 쇠구슬 등을 채워 사용하도록 되어 있고, 스탠드는 스피커 하단에 볼트로 장착시키는 방식이다. 참고로 전용 스탠드일 경우에도 스탠드에서 실수로 낙하하지 않도록 연결시킨 개념의 제품과 스탠드와 일체 개념으로 제작한 제품은 서로 사운드 경향이 다르다. 제대로 만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스탠드를 하나의 바디 개념으로 장착한 쪽이 스테이징과 다이나믹스 특성이 동시에 잘 구사되는 경우가 많다. 스탠드의 바닥 스파이크 또한 마음에 들었다. 견고하고 흔들림이 없기도 하거니와 높이 조절이 쉽고 높이를 변경한 후에 고정시키기가 쉽게 만들었다.  

1982280254_g1NpURLc_c727a2c264b014fc67b47f85df02d94da7168e7f.jpg 

 

구석구석에서 세부적으로도 고민을 많이 하고 답을 낸 흔적들이 발견된다. 스피커 좌우 모서리를 라운드처리한 것은 번거롭더라도 꼭 했어야 할 작업으로 보이며, 그 결과는 공간 속에 순화되기도 하거니와 억센 느낌이 아닌 세련된 분위기를 선사하는 효과도 있다. 콘의 보호 막대를 연장시킨 컨셉으로 스피커 전면 패널의 하단에 막대를 사용해서 이름표를 붙인 감각도 고급스럽다. 리플렉스 포트는 뒷면 상단에 크지도 작지도 않게 띄워서 배치시켰고 싱글와이어링의 백금도금 버전 WBT 바인딩 포스트를 사용한 점도 제품의 등급에 맞는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코디아 사운드

선입관을 갖지 않으려 해도 에어 mk2는 너무나도 생긴 것처럼, 고유구조를 갖춘 대로의 소리를 들려주었다. 미리 얘기하지만, 에어 mk2에 대한 필자의 시청기는 대부분 칭찬일색이 될 것임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필자의 취향이라고 해도 좋고 편견에 대해서도 물론 인정되지만, 이 스피커는 제작하고자 하는 최초의 지향점을 바라보면서 돌아가지 않고 반듯이 도착시킨 듯한 분명한 컨셉이 느껴진다. 그리고 그 컨셉은 하이엔드의 기본 덕목들, 예를 들면 입체적인 스테이징, 선명한 포커싱, 단정하고 동적인 다이나믹스, 대역간 밸런스와 정교한 위상일치 등을 고루 갖추어 제작되었다. 이런 사운드의 기반은 두 개의 축 - 공진에 대한 노하우, 모렐의 이해와 적용 - 을 통해서 잘 조화되어 있다. 이런 상투적인 표현을 일괄하자면, 코디아 에어 mk2의 사운드 품질은 ‘정확하다’로 요약할 수 있다. 그것도 다소 거친 음을 허용해서라도 얻어내는 ‘정확성을 위한 정확성’이 아니라 듣기에 좋은 정확한 음이다. 


1982280254_KPgcI2xS_c6176a9c14ecaae58f3f3250477f2a4debf8f372.jpg
 

신호에 빠르게 대응하는 스피디한 재생 또한 상기 두 개의 축이 잘 조화되어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이다. 특히 티타늄 보빙에 보이스코일을 감아서 제작한 것은 주로 빠르고 효율적인 발열과 정확한 연속동작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운드의 품질에서 이 설계가 적중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미드베이스에서의 빠른 반응과 낮은 대역에서의 단정한 해상도는 뛰어난 오디오적 쾌감을 준다. 밀도가 높은 펀치감은 거의 밀폐형 스피커에서의 느낌과도 유사하다. 종종 이런 컨셉의 사운드는 취향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다. 과장되더라도 다소 풍성한 양감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에어 mk2의 베이스가 썰렁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녹음 음원 속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오디오파일, 혹은 마이크 없이 들리는 공연장에서의 어쿠스틱의 개념을 이해하고 있는 애호가라면 에어 mk2의 음이 얼마나 정확한 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으로 모렐의 미드베이스가 이 제품 속에 잘 정착했음을 알 수 있는 중역대의 뛰어난 음악성을 빠뜨릴 수 없다. 이글스턴의 스피커 애호가나 사용자라면 에어 mk2에서 들리는 중역대의 선명하고 호소력 짙은 표현력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개량된 유닛이라는 점, 그리고 2웨이 스피커에 장착된 경우라서 대역을 필터링한 점 등이 기존 이글스턴에 익숙한 경우로부터 달라진 사안이 될 것이다. 

 


 

1982280254_reoygdSL_375dcc48c07a0788387a69a63598a31dfa3d4bf0.jpg



1982280254_UOW5Spqv_bfa2d5a54ab9282f7d021e724d03e05daaa35a54.jpg


시청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진행된 본 제품의 시청에는 몇 가지 조합이 시도되었는데, 심오디오의 740P+860A, 네임오디오의 NAC272+NAP250, 바쿤의 7610mk3+7511mk3 모노블록을 전곡 혹은 일부 곡들에 걸쳐 비교시청을 했으며 오렌더의 X100과 심오디오의 650D를 기본 소스로 사용했다. 네임 조합 시청에서는 내장 DAC를 통한 직결조합과 심오디오 650D를 DAC로 출력한 것을 비교해서 시청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추후 NAC 272 리뷰편에 부연하고자 한다.  원래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마침 자리에 있던 에어리얼 5B 와도 일부 곡을 비교 시청해 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앰프에 따른 편차가 있는 편이다. 쉽게 대역밸런스를 갖춰서 소리가 나지는 않는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출력이 주도하는 어느 정도의 파워핸들링이 필요해 보인다. 200와트 출력의 심오디오 860A는 다소 여유가 있지만 일반적인 시청공간을 감안할 때 다소 오버스펙으로 보이고, 네임오디오의 NAP250은 일반적인 아파트 거실에서라면 가장 적당한 스펙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쿤의 모노블록의 경우는 앞의 두 조합에 비해 다이나믹스의 폭이 덜 위력적으로 느껴졌지만 우세한 다른 특성들로 인해 부족한 구동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참고로 필자는 이글스턴의 스피커 구동시에 네임오디오로 많은 성과를 얻은 바 있어서 특히 낮은 대역에서 중역에 이르는 구간에서의 네임오디오 퍼포먼스에 염두를 두며 시청을 했는데, 2웨이 구성의 스탠드 거치형으로 공칭 임피던스가 6Ω으로 표기되어 있는 이 스피커는 음압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수치가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필자의 느낌으로는 8Ω을 기준으로 하자면 대략 85~86dB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1982280254_7rnV6mAJ_56f5ebe7fccaa2c195298c30a3de9905a41c4db3.jpg

 

이 제품의 시청에는 몇 가지 팁이 필요하다. 시청용 제품이어서 향후 조정이 될 수도 있어 보이지만, 전용 스탠드의 높이가 약간 높아서 일반적인 소파에 앉아서 시청할 경우 트위터가 귀높이보다 약간 위로 올라간다. 공간이 넓은 곳이라면 크게 상관없지만, 스피커와의 시청거리가 3미터 내외라면 귀보다 낮게 배치하는 게 여러 퍼포먼스에 좋게 작용했다. 자리에서 약간 몸을 높여서 시청해 보면 스테이징도 보다 선명해지고 입체적으로 개선됨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토우인을 거의 무조건 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징과 이미징의 품질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 이 또한 사용자의 공간에 따른 운용이 필요하겠지만, 시청 위치에서 바깥쪽 벽이 보이는 지점까지 앞을 모아주었을 때가 가장 적절했다. 시청했던 검은 색 마감과는 이질적으로 음색이 맑고 투명해서 의외로 현악기와 보컬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점이 이채로왔다. 뛰어난 공간 구성력과 절제된 어쿠스틱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아름다운 감촉을 가진 스피커라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시청한 앰프는 심오디오의 조합이었다.



1982280254_geNja7fT_0256dd958b87fee5e29f4d2778275616e88e827d.jpg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을 들어보면 음색과 스테이징 양면에서 이 스피커의 성향이 쉽게 나타난다. 장범준 특유의 비음 섞인 보컬을 매우 사실적으로 들려주는데, 그 음색이 실로 맑고 청순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특히 높은 대역으로 옥타브가 이동하면서 발랄하고 투명한 울림은 좀더 선명하게 부각된다. 보컬의 음색이 우선 다가와서 어필하는 곡이지만, 기본적으로 무대 위에서의 동작이 옷을 맞춘 듯 녹음된 규격으로부터 빈틈없이 잘 통제되어 있어 보인다. 억제되지 않고 음원 속에 담긴 소스를 기탄없이 드러내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적극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 부분만을 놓고 볼 때 생각지도 않게 LS3/5a가 떠올랐는데, 이 스피커의 선열한 재생특성 이면에 있는 다소 거친 면모와 투박한 부분들을 필터링해서 들려주면 바로 이 소리가 될 것 같았다. 어떤 조합에서는 이 곡이 다소 큰 양감과 그로 인한 굼뜬 비트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비해서 에어 mk2는 매우 단정하고 분명한 비트를 표시해주어서 마치 밀폐형 스피커를 듣고 있는 듯 했다.  



1982280254_b8Ho1cny_06350ca4d200fe5f7c3948266e8d07fe17ef413a.jpg
 

왁스의 ‘지하철을 타고’ 도입부의 베이스비트는 다이나믹스의 품질과 쾌감이 높은 곡이다. 40Hz까지 떨어지는 이 스피커의 바닥지점이 대략 짐작되는 아찔한 다이나믹스를 들려준다. 이 곡에서도 부스팅이라고는 거의 느낄 수 없다. 건조하거나 왜소해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 구간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왕복하는 장면은 이 부문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카르마에 필적한다고 할 수 있을 만한 놀라운 베이스 비트이다. 보컬이 등장하면서 음색이이 다소 밝게 느껴지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높은 대역이 아니라 중역대의 미세한 표현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1982280254_kPBMmsi6_7fd07558a057386488433427c51e22b7c7c7dae4.jpg
 

유사한 테마를 조금 더 확장시켜서 레드핫 칠리 페퍼스의 ‘Californication’을 들어보면 소위 스윙의 폭이 넓게 느껴지는 호쾌한 드라이브이다. 역동적인 펀치의 느낌과 드라이브의 열기가 혼탁하지 않은 채로 강렬하게 공간을 채운다. 대신 근육의 두께가 약간 줄어있는 탄력 있는 베이스와 꽉 찬 밀도의 울림을 배경으로 호소력 짙은 보컬의 음성이 풍부한 표정으로 느껴진다. 이 강렬한 스트록에서도 핀포인트를 잘 만들어내고 공간 속에서의 울림의 반경과 공기가 이동하는 정보를 잘 보여준다.

대편성 클래식에서의 분해력은 앞서 시청한 곡들이 늘어갈 수록 짐작컨대 상당히 뛰어날 것으로 이미 짐작이 되고 있었다. 톨보이 스피커와 비교한다면 뭔가 화려하게 끌어올리고 펼치는 연예인 기질보다는 전 대역이 교통정리가 잘 된 채로 유연하고 선명하게 음색의 집합체를 만들어 낸다고 할 수 있겠다.

 


1982280254_248NofUq_b9b52a4bec71c35d570050ed09763119ff9dd199.jpg
 

아이지 오우가 미네소타 심포니를 지휘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중에서 ‘Hut On Baba Yaga’를 들어보면 기본적으로 양감을 약간 걷어낸 효과로 인한 낮은 대역에서 무언가 꿈틀대기 시작하는 선명한 동작이 오디오적인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곡이다. 전 대역이 잘 통제되어 시작부터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로 하나의 그룹으로 이동하고 있음이 잘 느껴진다. 합주로 순간 치고 올라가는 트랜지언트의 순간에서도 호쾌하게 작열시키면서도 베이스의 해상력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마치 틀을 만들어 움직이는 어떤 동작을 보는 듯 하다. 갑작스런 작은 음으로의 축소 순간에도 마이크로 다이나믹스를 민감하게 감지해서 들려주어 작은 동작과 음량에서도 낮은 대역의 움직임이 잘 포착되어 전해진다. 이 복잡미묘한 부분 또한 화려하게 연출한다기 보다는 굵고 가는 여러 운행들이 낱낱히 정돈되어 분명한 동작과 윤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이 스피커의 특징으로 해상력과 다이나믹스보다도 우선 맑은 음색이 먼저 눈에 뜨인 것은 우연은 아닌 것 같다. 기본적으로 감성적인 미드레인지를 갖고 있고 표현이 극대화될 만큼의 설계가 투입되었다는 게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스피커는 음색의 아름다움 만을 따로 떼어 놓아도 훌륭한 제품이 될 것이다.



정경화와 켐페 커플의 ‘스코틀랜드 환상곡’ 중에서 3악장 안단테 소스테누토 도입부의 4번의 연속 슬램 직후 현악기의 여운이 마치 안개처럼 눈 앞에 뿌려져 있다. 곧 사라지지만 정확한 시간에 맞춰서 분명한 정보로 그려지고 있는 현악기의 그라데이션이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어 낸다. 높은 대역은 기본적으로 섬세하지만 그보다 약간 낮은 중역대에서 서포트하고 있는 선명한 음악적 표현으로 인해 감정의 폭은 좀더 확장된다. 좀더 자세히 들어보면 이보다 낮은 베이스가 눈에 띄지 않게 잘 정돈되어 운행되고 있다. 합주시에 음량이 늘어도 이 베이스는 이보다 높은 대역의 악기들과 함께 결코 소란스럽지 않게 커졌다가 서서히 사라진다. 특히 이 곡에서의 스테이징의 깊이는 상당히 또렷하게 뒤쪽 지점까지 이동해서 매우 입체적인 무대를 띄워올린다. 공진에 대비한 설계와 정밀한 타임도메인 설계는 이 스피커의 장기와도 같은 뛰어난 스테이징을 심어 놓았다.




레핀과 아르헤리치 커플이 연주하는 크로이처 3악장은 정확한 정보가 아름다운 음색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게 되는 지 잘 보여준다. 빠른 패시지를 움직이는 섬세한 바이올린이 자극없이 유연하게 미끄러지는 동작의 주변에 짧은 울림의 정보들이 선명하게 드러나서 밝고 스피디한 명쾌함을 준다. 이 짧은 울림이 느린 패시지의 서정과는 다른 의미의 아름다운 음색을 들려준다. 청량하고 투명한 울림이다. 부스팅 없이 단정한 피아노 또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이 스피커가 피아노 연주를 놓칠 리가 없지만 높은 음에서는 맑고 짧은 여운을 그리며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저음 건반의 울림은 다이나믹하고 단정하게 마무리된다. 순간 큰 사이즈로 빠르게 확장시켜 부풀어 오르는 장면도 호쾌하다. 뛰어난 정보력은 여기서도 좋은 포인트가 되는 바, 중역대에서의 사람의 음성과도 같은 울림이 선명해서 표정이 다채롭게 느껴진다. 두 악기의 조화도 뛰어나지만 각 악기의 대역간의 연결이 명쾌해서 잘 들여다 보인다.  
 

네임 오디오 조합으로의 시청은 당연하게도 다른 느낌을 그려낸다. 같은 곡들을 심오디오와 비교하자면 네임 조합은 저역의 콘트롤이 좀더 분명해져 있다. 그로 인해 양감은 심오디오의 경우보다 다소 줄어든 듯한 느낌을 주며 윤기도 다소 줄어든 듯 하다. 반대로 스테이징은 좀더 입체적으로 그려진다는 점이 특이했다. 특히 같은 곡에서도 무대가 생각보다 많이 깊어져서 뒤로 많이 물러서고 그로 인해 울림의 반경도 좀더 넓어진 듯한 효과가 느껴지기도 한다. 보컬의 음상도 잘 잡히고 전체적으로 좀더 단정해졌다고도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몇 곡 중에서 전람회의 그림 중 ‘Hut On Baba Yaga’는 스테이징의 폭은 같거나 다소 줄어든 듯한데 정적의 순간이 좀더 차분하게 느껴져서 단호한 슬램이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며 관악기의 뻗침에서 광채와 울림의 반경이 좀더 크고 적극적이다. 특히 정적의 품질이 뛰어나서 그라데이션이 좀더 많은 구간에 걸쳐서 생겨난 듯 촘촘하게 구분이 되어 나타난다. 악기들의 음상이 좀더 컴팩트해지며 보다 입체적인 이미징이 떠오른다. 네임오디오 조합으로의 이 곡에서의 전반적인 느낌은 손가락을 좀더 바짝 움켜진 그립이라고나 할까? 보다 긴밀하고 좁은 간격으로 스피커를 드라이브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로 인해 전후간 입체감이 상승하고 표현이 긴밀해졌다.
 

1982280254_7SJgWoX0_898a123502736aed46784b9e6a4907494e76f21f.jpg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의 ‘Killing In the Name’ 도입부의 베이스 운행은 구체적인 동작이 눈에 보일 듯 움직인다. 이 거칠고 큰 스트록에서 입체적인 분위기가 생겨났고 무언가 생동감이 늘었다. 스테이징도 훌륭했다. 보컬은 컴팩트해지고 실제 사이즈라고 느껴지는 입모양과 머리가 그려진다. 이 곡에서의 거친 느낌은 좀더 심화되었다.  

같은 조합으로 스피커를 에어리얼 5B로 변경해 보면, 코디아의 중량감이 쉽게 드러난다. 에어리얼 5B는 좋게 보면 쉽게 소리를 만들어 내서 편리하게 움직인다는 인상을 주며 스테이징도 좀더 넓어진다. 하지만, 코디아로부터 어딘가 핵이 사라진 듯한 가벼움이 허전함을 준다. 능수능란하지만 가벼워져있다. 음색에서의 에어리얼 또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소리에 고른 대응을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게 되었다. 다만, 높은 대역에서의 고급스러움은 코디아의 투명하고 매끄러운 마감에 미치지 못한다. 에어리얼은 인기 만점의 성격 좋은 친구 같고 코디아는 교복단정한 사립학교 범생이 같다.  

필자는 종종 국내 제작 스피커에 대해 애국심을 발동해서, 그리고 사무적인 리뷰의 형식을 빌어서, 적당한 미사여구로 ‘해외산보다 낫다’라고 하는 평들에 대해 공공연히 많은 경계를 하곤 했다. 실제 소리의 품질이 그렇다면 이의가 없지만, 그렇지 않음에도 말로 글로 ‘좋지 않다’고 얘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잘못 대처하면 어떤 일이 생기는 지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립서비스 대신 ‘이 부분은 이렇게 개선해보면 나머지가 살아날 것 같다’ 라든가, 좀더 과감히는 ‘이건 대량으로 만들지 않는 게 좋겠다’와 같은 충언의 용기가 있었다면 국산 스피커 산업은 좀더 이르게 발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1982280254_WAqpKmov_64c41e039e0470cf5a3e0e308732d7ae6ae06c20.jpg 

 


코디아의 제품을 시청하며 음악에 대한 반응도 반응이지만, 많은 생각들이 스쳐감을 느낀다. 제대로 된 제품은 제조자와 더불어 사용자로서의 대중이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실제 사용자를 근거로 하는 진지한 의견과 포럼을 말한다. 간혹 고집이 주도한 명품들이 출현하곤 하지만, 그 또한 이면을 들여다보면 남들이 싫다고 하는 제품을 억지로 만들었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코디아 에어 mk2는 진지한 시청의 의미를 갖는 또 하나의 제대로 만든 국산 스피커라고 생각된다. 이 지점에 위치한 스피커들은 마치 산 정상에 오른 경우처럼 지점을 잘못 선택하거나 측정이 잘못되었으면 중간이 없이 추락을 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그 촘촘한 틈 사이 다수의 공유지점에 있는 과녁을 맞춘 경우가 된다. 이 스피커의 사운드에 대해서는 이미 상기와 같이 할 말을 대부분 했다고 생각되며, 향후 이 컨셉을 유지한 채로 후속 모델들이 이어지는 것이 관건이라 보인다. 우선은 에어 mk2가 누가 들어도 동일한 품질로 들리도록 제조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된다.


이 스피커는 감동적이었다. 90년대 중반 어느 날 시청했던 보체 디비나의 스피커를 연상케도 하고 소너스 파베르의 익스트리마의 골격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직 시청해 본 중에는 국내에서 그런 스피커가 제조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앞서 가자면, 이 제품이 건승해서 해외에까지 진출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들이 애청해 마지 않는 ‘라 보엠’과 ‘오스카 피터슨’을 어느 스피커에 못하지 않게 들려주기 때문이다.


SPECIFICATION

Model                    AIR mk2
Type                       2way Bass Reflect

Speaker units          Morel supreme 6인치 카본 미드우퍼 / 1-1/8″
                               소프트돔 트위터 
Frequency               40Hz – 22kHz

Sensitivity                87dB 
Impedance              6ohms

Enclosure                Baltic birch plywood 적층 방식
Dimensions             (W x H x D) 약 215 X 375 X 420mm
Weight                    about 16kg each
제조원                      CODIA ACOUSTIC 010.4716.6171
소비자가격                800 만원 (전용 스탠드 포함)


 


              1982280254_f1zN40GV_9bfa26795c17784f01b1f087a061aeff7adbfa52.jpg

 

 

공유하기

댓글목록
(4)
  • ballistic

    15-09-03 06:33

    요즘 정식 게시물에 자꾸 오류지적담당이 된듯한 기묘한 느낌이...;;;;
    표기된 가격은 미국에 출시되는 가격이 아닌가요? 스탠드를 포함하지 않는
    한국 판매가격은 400만원대 후반으로 공지된 걸로 압니다만...전용 스탠드도
    가격이 제법 되는 제품이지만 그걸 포함한다고 국내 가격이 800은 아닌 걸로 압니다.~*
  • 나는나

    15-09-03 11:02

    ballistic님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판매가격 부분은 오류까지는 아니구요.. 해외 출시가격이 스탠드 포함 8000불로 되어 있어 코디아 본사측에서도 소비자 가격은 800만원대가 맞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다만 시장에서의 실거래 가격은 알고 계시는 가격대가 될 거 같구요. 스탠드는 별도로 100만원 이라는 코디아 측의 공식 입장입니다. 해외보다 내수 시장에서 저렴하게 공급되는 코디아의 정책이라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ballistic

    15-09-03 13:24

    어이쿠....의미가 있어서 그렇게 표기된 것이었군요. 제 헛발질이었습니다 ㅎㅎ

    한달에 서너개 생산만 가능할 정도로 정성이 많이 들어간 스피커라는데 판매량으로 보답을
    받는 제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청음하신 분들이 녹화한 영상만으로 들어본것 뿐이지만
    그 와중에도 뭔가 고혹적인 느낌이 있더군요....*
  • 가오오오리

    15-09-06 13:51

    만듬새는 정말 멋지네요

Company

대표자 : 서동인 | 사업장소재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304 에이치원bld 1층,b1층
TEL : 02.3446.5036 | FAX : 02. 3446.5039 | e-mail : fullrange.kr@gmail.com
사업자 등록번호 : 211-09-86203 | 통신판매업 신고번호 : 제 2012-서울강남-01307호

Copyright © FULLRANGE Co.,Ltd. All rights reserved.

Customer Center

02.3446.5036

TIME : 10:00 ~ 18:00

A/S

찾기 힘들었던 수입사 연락처 및 A/S센터 연락처를
한눈에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디오 수입사 및 A/S센터 연락처 모음